올해 힘들었던 순간은? 가장 소중한 것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시간들
오블완 챌린지는 끝났지만, 티스토리에서는 34개의 질문으로 돌아보는 나의 2024년이라고 해서
매일 적어볼 수 있는 글감들을 제공해 주셨더라구요.
저도 하나씩 적어가면서 올해를 되돌아보면 좋겠다 싶어서,,
몇 가지를 적어보려고 해요.
그 중 이번에 적어볼 내용은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이랍니다.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제가 블로그 글에도 적긴 했는데요.
전 22년 겨울부터 투자공부를 시작했답니다.
투자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좀 넘은 시점..
정말 실제로 투자를 하게 되었어요.
부동산 거래가 전무하던 저였는데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며 여기저기 돌아보던 차에
괜찮다 싶은 물건을 발견하게 된 거죠.
그래서 올 3월에 가계약을 했답니다.
전세를 맞추어야 해서 여기저기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고 돌아다녔는데
마침 딱 전세를 구하시는 분이 나타나셨어요.
(술술 풀리는 듯한 느낌에 기분이 좋았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희.. 계약 못할 거 같아요.
근데 전세 계약을 하기로 한 며칠 전,
그분이 취소 의사를 밝히셨어요.
가계약금도 적게 걸어두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취소하고 싶다고..ㅠㅠ
부린이가 이런 경험이 있었겠습니까.
당황하고 또 당황했죠.
하지만 현실은 당황한다고 바뀌는 게 없죠.
제가 아무리 다른 조건을 걸어도 그분들의 의사는 변함없으셨고
가계약금을 포기하고서라도 취소한다는 의사를 더 확고하게 밝히셨어요.
가계약이라도 특약문구 잘 적어둘걸..
그때 전, 계약서의 특약문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해 볼게요)
계약서의 특약문구에서 빼먹은 내용들 때문에(그땐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저는 계약을 취소당했고, 취소를 당했지만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고스란히 뱉어내야 했어요.
이런 힘든 과정이 있긴 했지만 부동산 사장님들께 계속 연락드리고, 전세 매물 홍보를 하면서
겨우 전세를 맞추긴 했어요. 참 다행이죠.
근데 문제는 가족들이 이젠 저의 투자공부를 반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이제 그만하면 되지 않았냐고, 주말마다 할머니 댁에 가 있는 아이가 불쌍하지 않냐고..
저의 목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나는 열심히 할 준비가 되어 있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고 하는데
가족들이 반대를 하니.. 마음이 착찹하더라구요.
그때를 돌이켜보면 정말 많이 심적으로 힘들었던 거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대로 그냥 끝내야 하는 건가?'
'내가 나 혼자 잘살자고 이러는 건가?'
'나 힘든 건 생각 안 해주나?'
...
누군가를 탓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고,
뭐가 중요한지 다시금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서 느낀 점
돌이켜보았어요.
내가 왜, 부자가 되고 싶은 걸까?
나는 왜, 돈을 벌고 싶은 걸까?
그랬더니요. 답은 결국 가족이더라구요.
나 혼자 돈 벌어서 나 혼자 잘살자고 하는 게 아니었어요.
돈 벌어서 우리 가족 다 같이 맛있는 것도 마음껏 먹고, 여행 다니고, 즐기며 살고 싶었던 거였으니까요.
근데 공부한다고 평일에도 아이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주말엔 임장한 다고 아이를 할머니댁에만 맡겨두고...
나도 노력한다고 하는 거였지만
그 뒤를 떠안는 가족들의 노고는 어쩌면 모른척하고 있지 않았었나..
아니 알지만 나도 노력하니 참아달라고 일방적으로 눈 감아버리고 있지 않았었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각자 다른 속도로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으면서 전 자연스레 투자공부를 느슨하게 하게 되었고,
제 상황을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게 되었어요.
그제야 빠르게 돈을 벌어야겠다는 저의 조급함이 보이더라구요.
'몇 년 바짝 해서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 조급함을 덮어버리고, 모른척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람들마다 성향과 가치관이 다른데 우리 가족들의 생각들은 외면하면서
돈을 벌고, 부자가 되는 것만이 답인 것처럼 정신없이 공부하고 임장 다니던 제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이걸 인정하는 데까지 너무 오래 걸렸고,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생각해 보니 각자마다 다 다른 상황이 있음에도 저는 제 기준에 맞춰 가족들이 이해해 주길 바라기만 했던 것 같네요.
조금 늦어도 괜찮아.
포기하지만 말자.
그래서 저는요, 조금 천천히 가기로 했어요.
서두르지 않고 저희 가족 속도에 맞게 가려구요.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느리지만 꾸준히, 계속해나가려고 결심했답니다..
꽤나 힘들었던 기간이었지만 그때 그 시간이 있었기에 저도 뭐가 우선순위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혹시 지금 많이 힘든 시기를 겪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조금 멀리 떨어져서 내 상황을 돌아보세요.
지금 당장은 막막하시더라도 결국엔 무언가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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