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병원에서 보낸 임산부. 고위험산모 입원비 제출
지난 번, 26주차에 처음으로 자궁수축으로 입원했었던 기록을 남겨봤었는데요.
제가 그 당시 적어놨던 기록들을 살펴보니 계속 주기적으로 배 뭉침이 있긴 했었지만 강도가 심하진 않아서 집에서 계속 눕눕하고 있다가 검진 때 경부길이 검사를 해본 후 돌아오고.. 했었더라구요.
혹시나 많이 움직여서 또 경부길이가 짧아져 입원을 하게되면 너무너무 불편하고 힘드니(똑같이 누워있어도 집이 훨씬 편하죠) 절대절대 입원은 안하겠다는 다짐으로 진짜 활동량을 최소한으로 했었어요.
그때.. 진짜 얼마나 간절했었는지..
근데 35주차. 크리스마스를 2일 앞두고. 저는 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배뭉침으로 다시 또 분만실로
26주에 수축과 짧아진 자궁경부로 입원을 한 후, 집에와서 눕눕생활을 하고 있다지만 계속적으로 배뭉침이 있긴했었어요.
내가 좀 예민한걸까? 그래서 잘 느꼈던 걸까? 싶기도 하지만 뭐 어쩔 수 없죠. 제가 조심해야죠.ㅠ
근데 유독 35주차가 되고부터 자궁 뒤쪽으로 밑빠지는 느낌이 들었었던 거 같아요.
밤에도 종종 느껴졌던 배뭉침은 '우리 복덩이가 많이 움직여서 그런가보다.' 하며 그냥 넘겼었는데 그땐 진짜 뭔가 쎄~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이야기 한 후 다시 병원으로 향했는데 그땐 진짜 야간 3층 분만실이 너무 익숙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수축이 100이 넘었다.
검사 결과는? 수축이 100이 넘었었어요.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위험했을 수도 있다고 간호사분께서 말씀해주셨다고 적어놨었네요.
경부 길이는 살짝 짧아지긴 했지만 다행인건 경부가 벌어진 않았다는 거.(진짜 그나마 다행.ㅠㅠ)
그렇게 또 다시 저는 입원이 당첨되었습니다.
주사맞고 수축검사하고. 복덩이가 나오기 전 달의, 20년의 12월 마지막을 병원에서 보내게 되었어요. (입원할 때마다 맞는 주사 라보파 부작용(가슴두근거림, 손떨림)이 이번 입원하는 첫날엔 좀 심해서 잠도 거의 2시간 정도밖에 못 잤다고 적어놨었네요ㅠ)
병원에서 잠을 설치면..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었던 거 같은데..
그 와중에 안좋은 생각이라도 하면 우리 복덩이한테 영향이 갈까봐 최대한 생각을 안하려고 얼마나 노력했었는지 몰라요.
정말 적어두지 않았다면 그냥 흐릿해졌을 기억들인데... 새삼 기록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병원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2일 앞두고 입원했으니, 크리스마스도 병원에서 보내게 되었어요.
출산 전에, 분위기도 내고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었는데 현실은 병원 안.
게다가 움직일 수도 없는 몸이었네요. 하하
입원과 함께 취소한 만삭사진
만삭사진을 찍고 싶어서 신청해놨었는데 많이 움직이면 경부길이가 더 짧아져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취소를 했었어요.
그러고도 뭔가 아쉬워서 집에서라도 꾸며놓고 찍고 싶어서 입원 전에 색지를 사다가 셀프로 만들어놨었는데..
만들어만 놓고 입원하게 되었어요. 하하하..
남들은 그냥 쉽게쉽게 하는 거 같은 일들이 저에겐 되게 힘든 일이 되어버렸죠..
반대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하루하루가 누군가 간절히 원한 일상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입원실에서 케이크에 촛불켜고 축하하기
남편이 케이크를 들고 병원으로 왔어요.
그래, 어짜피 나가지도 못할거. 병원에서 케이크 먹고 기분내지 뭐! 라는 생각으로 보냈었던 거 같아요.
다행히 병실에는 저 혼자였어요. 4인실에 저 혼자. 다들 퇴원하고 나가버리고.. 저 혼자.
편하기도 하면서 되게 쓸쓸했었어요.
그래도 케이크로 나름 기분내고.. 조금만 더 버티자며 복덩이한테 이야기 했었던거 같아요.
매일같이. '괜찮아, 잘 버틸 수 있어, 잘 버티자!' 하면서.
고위험산모 입원지원서류 제출
크리스마스까지 병원에서 보내고 36주 2일차에 퇴원하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꺅! 드.디.어.!!!!
(36주가 된 시점에서 한 번씩 잡히는 수축은 어쩔 수 없다고 하셨어요. 만약 이제 수축이 온다면 병원에 입원이 아니라 출산을 해야 한다고.)
임신 20주~34주이내에 조기진통으로 입원할 경우 보건소에 서류들을 첨부해 제출하면 일정부분(비급여향목에서 본임부담금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어서 이것도 신청했었어요.
그 떄 검색하며 알게 된, 필요 서류들에 대해 짧게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필요 서류들
1. 의사진단서1부 (질병명 및 질병코드기재) >>> 최초 진단일을 꼭 작성해야 합니다!
2. 입퇴원진료확인서 (지원대상질환이 주상병명으로 기재) >>> 입원횟수별로 별도 제출
3. 진료비영수증, 진료비세부내역서(전액본인부담금, 선택진료료, 선택진료이외 구분가능해야 해요)
4. 입출금계좌통장사본
5. 출생보고서 or 출생증명서
6. 주민등록등본
7. 건강보험카드 사본 및 건강보험료
8. 의료비지원신청서
9. 신청인 신분증
병원에 입원해있었던 기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임산부 바우처는 진작에 끝났고, 자부담으로 드는 비용이 꽤 됐었는데 찾아보니 이렇게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이 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물론 무탈한 임신기간이었다면 훨씬 더 좋았겠지만 이런 경험들을 통해 세상에 당연한 건 없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거 자체가 얼마나 큰 복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제 자연분만 호흡도 연습했겠다, 무사히 자연분만까지 했을까요?
▼ ▼ ▼ 이 전 글이 궁금하시다면 ▼ ▼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분만 vs 제왕절개, 출산 후 고통을 언제 지불할지의 문제 (1) | 2024.10.16 |
---|---|
자연분만 준비 중, 급작스러운 응급제왕으로 출산 (3) | 2024.10.15 |
배뭉침과 경부길이, 자궁수축으로 입원했던 기록들. 입원비일당청구하기 (10) | 2024.10.13 |
아기가 침대에서 떨어진 후 코피가 났을 때 (7) | 2024.10.11 |
3년 전 계류유산 후, 다시 한 번 준비 중 (1) | 2024.10.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