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계류유산 후, 다시 한 번 준비 중
예전, 혼자만 기록하는 블로그에서 3년 전 사진이라며 제가 기록했던 사진과 글이 떴어요.
둘째 임신과, 계류유산.
딱 이맘쯤이었네요. 21년 9월 말, 임신 6주라는 이야기를 듣고 10월 8일에 계류유산 진단을 받아 친정으로 향하면서, 울면서 글을 적어놨던 기억.. 혹시 누군가에겐 이 글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마음에 정리 해보려고 해요.
갑작스런 임신사실 그리고 얼떨떨함
첫째를 21년 1월에 출산했는데 둘째 소식을 알게 된 건 21년 9월이었어요.
연연생을 계획했던 건 아니었는데. 갑작스런 소식에 놀람+당황+기쁨 이 교차했었던 기억이 나요.
병원을 갔을 땐 벌써 6주나 되었었더라구요.
첫째를 가졌을 땐 초반 이벤트는 크게 없었어서 사실 크게 뭔가 걱정하거나 불안한 느낌은 없었어요.
그냥 '연연생 육아를 해야하는구나'를 받아들이는 제 마음의 준비가 좀 필요했던 거 같아요.
저희 어머님께서는 둘째를 가졌다는 사실에 축하 꽃다발을 보내주시기도 했죠.
얼떨떨하고 걱정도 되긴 하지만 뭔가 기대감도 들고 설레임도 들고...
그때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 거 같아요.
계류유산 확인과 마음추스림
1 피비침과 검진
다음 검진일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피가 보이더라구요.
처음엔 그럴 수 있지. 괜찮을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 또 피가 보였어요.
'이건 아닌데?' 싶은 마음으로 근처에 살고 계시는 어머님을 불러 병원으로 갔어요.
그때 기록한 블로그 글을 보니 주수로는 7주인데 저희 찰떡이는 5주 6일에서 크기가 멈춰있고, 심장이 잘 뛰지 않는다고 하셨더라구요.
병원에서는 2일 후 금식하고 다시 와서 확인해보자고 하셨어요.
2 재검진 후 소파술
금식 후, 재검진을 하러 갔는데 찰떡이는 멈춰있는 크기 그 상태 그대로였어요. 심장도 잘 뛰지 않았구요.
그래서 전 금식을 하고 갔기에 바로 병원에서 주는 알약을 먹고, 30분 정도 기다린 후 수면마취 후 소파술을 진행했었어요.
소파술은 자궁 내에 남아있는 임신 산물을 제거하는 것인데요.
계류유산, 불가피 유산, 절박유산의 경우 소파술을 한다고 해요.
처음하는 수면마취였는데.. 정말 잠이 들었는지 깨어나니 회복실이더라구요.
3 초기유산
초반에 저처럼 이렇게 유산이 되는 경우는 <유전적인 문제>로 건강하지 못한 아기가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거라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었어요.
자연적으로 도태... 건강하지 못한 아기가 스스로 자연 도태된다... 참... 슬프더라구요.
왜 건강하지 못한 아이가 왔을까, 내가 문제 아니었을까.. 하며 스스로 자책도 됐었구요.
소파술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배출이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제가 갔던 병원에서는 바로 소파술을 권하셨었어요.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뭐든 수술 먼저 권유하는 병원이 있는 반면 또 자연적인걸 중시하는 병원이 있는 거 같아요.
한 병원만 가보는게 아니라 여러 병원들을 다녀보면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뭐 그땐 그럴 정신도 없었죠..
다시, 둘째를 기다리며
사실 저희가 요즘, 다시 둘째를 가지려고 노력중이예요.
근데 시기가 어떻게 딱 이렇게 됐는지 제가 적어둔 글이 딱 이맘때 였네요.
건강하지 못해 저희 곁에 와주지 못했던 찰떡이가 다시 건강한 유전자를 가지고 튼튼하게 저희에게 딱 올거라 믿으며 준비해보려구요.
임신이라는 게 정말 말처럼 쉽지 않은 거 같아요.
사실 전 첫째때도 자궁경부가 짧아서 병원에 꽤 오랫동안 입원해있었는데요.
임신기간동안 건강하게 생활하고 아이도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게 진짜 복이구나.
진짜 감사한 거구나.. 라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분명 지금 3년 전의 저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도 계실거예요. 응원합니다.
그리고 또 건강한 아이가 선물처럼 와 줄 그날이 꼭 오시길 기도드려요.
저도 그때까지 좋은 생각만 하고, 몸관리도 잘 해놓으려구요. 다들 힘내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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